노칭·스태킹 장비, 전극을 전지로 바꾸는 두 단계

배터리 공장 쉽게 보기 · Vol.003

노칭(Notching)과 스태킹(Stacking)은 길게 이어진 전극 띠를 전지 한 개 분량의 판으로 자르고, 그 판을 한 장씩 포개는 조립 공정 장비다.

  • 읽는 시간 9분
  • 입문자용
  • 공정: 조립
  • 2026-10-07
30초 요약
  1. 노칭 장비는 롤에 감긴 전극1을 정해진 모양으로 잘라 낸다. 스태킹 장비는 잘라 낸 판 사이에 분리막2을 끼워 번갈아 쌓는다.
  2. 엠플러스는 10월 6일 유럽 배터리 기업 A사로부터 각형3 배터리용 노칭·스태킹 장비 공급 계약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3. 이번 보도에서 눈에 들어오는 쪽은 장비의 용도다. 항공우주·방위산업용 특수 전지가 장비 수요처로 등장했다.

먼저, 두 장비가 하는 일

롤프레스와 슬리터를 지난 전극은 아직 긴 띠다. 두께와 폭은 정해졌지만 길이는 롤 하나가 다 풀릴 때까지 끊기지 않고 이어진다. 이 상태로는 전지 안에 넣을 수 없다.

노칭 장비가 이 띠를 전지 한 장 분량의 판으로 자른다. 자르는 김에 한쪽 모서리에 전기를 꺼내는 돌출부, 탭(Tab)4도 같이 만든다. 판을 잘라 낸 뒤에 탭을 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자르는 모양 자체에 탭이 들어 있다.

왜 굳이 낱장으로 자르는지 궁금할 수 있다. 전지 하나에는 양극판과 음극판이 여러 장 들어간다. 판이 넓고 많을수록 한 번에 담는 전기가 늘어나는 구조여서, 전지 모양에 맞는 크기의 판을 정확히 만드는 일이 곧 전지의 틀을 정하는 일이다. 노칭은 그 틀을 처음으로 눈에 보이는 모양으로 만드는 공정이다.

쉽게 비유하면

얇게 민 쿠키 반죽을 틀로 찍어 내는 일과 같다. 틀에 손잡이 모양이 달려 있어서, 찍힌 쿠키마다 손잡이가 하나씩 붙어 나온다.

쿠키 틀은 멈춘 반죽을 찍지만 노칭 장비는 계속 흘러가는 띠에서 잘라 낸다. 잘라 낸 뒤 남는 부분과 절단면의 상태까지 장비가 책임진다.

잘린 판은 스태킹 장비로 넘어간다. 양극판과 음극판을 번갈아 놓고 그 사이마다 분리막을 끼운다. 카드를 한 장씩 같은 자리에 포개는 일과 비슷하지만, 카드와 달리 한 장이라도 옆으로 밀리면 모서리가 서로 닿을 위험이 생긴다. 분리막이 그 접촉을 막는 벽이므로 위치는 정확해야 한다.

긴 전극 띠에서 탭이 달린 판이 잘려 나오는 노칭 과정을 위에서 본 도식
그림 1. 노칭: 띠에서 탭이 달린 판을 잘라 낸다 · 자체 제작

그림 속 점선이 칼이 지나는 자리다. 판과 판 사이에 남는 조각은 버려진다. 설비를 설계할 때 이 남는 조각을 줄이는 배치가 재료 낭비를 정한다.

자르는 방법도, 쌓는 방법도 하나가 아니다

전극을 자르는 방식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금형이 눌러서 자르는 방식과 레이저가 태워서 자르는 방식이다. 금형은 한 번에 모양을 찍어 내는 데 강하고, 레이저는 금형을 새로 만들지 않고도 모양을 바꿀 수 있다. 어느 쪽이 낫다고 못 박기는 어렵다. 전지 모양이 자주 바뀌는지, 같은 모양을 오래 찍는지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자른 자리, 곧 절단면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신경 써야 할 곳이다. 가장자리에 거칠게 일어난 부분이나 떨어진 가루가 남으면 분리막을 건드릴 수 있다. 분리막이 상하면 양극과 음극이 닿아 전지가 제 기능을 못 한다. 그래서 노칭 장비 곁에는 잘라 낸 가루를 빨아들이는 장치가 거의 따라붙는다.

쌓는 방식도 갈린다. 분리막을 긴 띠로 두고 지그재그로 접으며 그 사이에 판을 끼우는 방식이 있고, 분리막까지 낱장으로 잘라 판과 번갈아 포개는 방식이 있다. 앞의 방식은 분리막이 이어져 있어 위치가 덜 흔들리고, 뒤의 방식은 판마다 정렬을 따로 확인한다. 이번 보도는 어느 방식인지 밝히지 않았다.

정확도가 어디에서 갈리는지도 짚어 둘 만하다. 사람이 손으로 카드를 포개면 눈으로 맞춘다. 장비는 카메라가 판의 가장자리를 읽고, 그 값에 맞춰 판을 놓는 위치를 보정한다. 카메라가 읽는 가장자리가 흐리면 보정이 틀어지므로, 앞 공정에서 절단면이 깔끔하게 나와야 뒤 공정의 정렬도 쉬워진다. 두 장비가 한 쌍으로 팔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 풀기감긴 전극 롤을 풀어 띠를 장비로 보낸다.
  2. 자르기노칭 장비가 탭이 달린 판을 만든다.
  3. 쌓기스태킹 장비가 판과 분리막을 번갈아 포갠다.
양극판과 음극판이 분리막을 사이에 두고 번갈아 쌓이는 스태킹 과정을 위에서 본 도식
그림 2. 스태킹: 판을 한 장씩 같은 자리에 포갠다 · 자체 제작

이번 주 뉴스에는 무엇이 나왔나

뉴스핌 보도에 따르면 엠플러스는 10월 6일 유럽 배터리 기업 A사로부터 각형 배터리용 노칭·스태킹 장비 공급 계약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방산·디펜스 등 다목적 특수 모델에 들어가는 장비이고, A사와는 첫 거래다.

구분보도된 내용
밝힌 날2026년 10월 6일
공급 장비노칭 시스템, 스태킹 시스템
전지 형태각형
용도방산·디펜스 등 다목적 특수 모델
고객유럽 배터리 기업 A사(사명 비공개), 첫 거래
계약 금액보도에 나오지 않음

보도는 A사가 항공우주·방위산업·의료·통신·석유 및 가스·운송·유틸리티 분야에 산업용 배터리 솔루션을 공급한다고 전한다. 엠플러스는 초고속 노칭·스태킹 설비 기술이 설비투자비용(CAPEX)5과 운영비용(OPEX)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낮아지는 폭은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회사 측 설명으로만 읽어야 한다.

믹싱, 코팅, 프레스, 슬리팅, 노칭, 스태킹, 케이스 삽입, 화성으로 이어지는 전지 공정 흐름에서 노칭과 스태킹을 강조한 지도
그림 3. 전지 공정 흐름 속 노칭·스태킹의 위치 · 자체 제작

노칭·스태킹은 전극 공정이 끝나고 조립 공정이 시작되는 경계에 놓인다. 앞쪽은 롤에 감긴 띠를 다루는 롤투롤(R2R)6 세계이고, 뒤쪽은 낱장의 판을 다루는 세계다. 띠에서 판으로 바뀌는 지점이 노칭이다.

장비받는 것내보내는 것
슬리터7넓은 전극 롤폭이 좁아진 전극 롤
노칭전극 롤탭이 달린 낱장 판
스태킹양극판, 음극판, 분리막겹쳐 쌓인 전지 내부 묶음

표의 마지막 칸에 적힌 묶음이 케이스에 들어가기 전의 전지 속살이다. 이 묶음이 어긋나 있으면 뒤 공정에서 바로잡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

각형과 파우치형의 차이가 이 공정에 어떻게 닿는지도 보자. 파우치형은 부드러운 필름 주머니라서 케이스가 묶음의 형태를 잡아 주지 못한다. 묶음 자체가 가지런해야 한다는 뜻이다. 각형은 단단한 금속 케이스가 모양을 잡아 주는 대신, 케이스 안쪽 치수에 묶음이 정확히 들어가야 한다. 어느 쪽이든 스태킹이 만든 묶음의 크기와 가지런함이 뒤 공정의 출발점이 된다. 전지 규격이 바뀌어 판의 크기가 달라지면 절단 모양과 쌓는 위치가 함께 바뀌므로, 장비 구성도 규격에 맞춰 새로 짠다.

양극판, 분리막, 음극판, 분리막이 반복해서 쌓이는 단면 층 순서 도식
그림 4. 쌓인 묶음을 옆에서 본 층 순서 · 자체 제작

설계자의 눈으로 보면

노칭 설비를 보면 필자는 칼보다 띠가 어떻게 들어오는지를 먼저 본다. 칼은 띠가 놓인 자리에서 자를 뿐이어서, 띠가 한쪽으로 쏠리면 칼이 아무리 정확해도 탭 위치가 어긋난다. 그래서 노칭 품질은 칼 이전에 이송부에서 갈린다고 판단한다.

Boltenertec, 2005년부터 R2R 설비 설계

이 판단은 롤투롤 설비를 설계해 온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전극 롤을 풀고 감는 구간의 가이드와 장력 구성은 슬리터든 노칭이든 같은 원리로 움직인다.

도면 단계에서 필자가 확인하는 순서는 이렇다. 첫째, 띠가 어디에서 어떻게 지지되는가. 둘째, 절단 순간에 띠가 멈추는가, 흐르는가. 셋째, 잘린 판이 다음 단으로 넘어갈 때 어디가 닿는가. 넷째, 가루와 조각이 어디로 빠지는가. 순서의 근거는 단순하다. 앞 단계의 흔들림은 뒤 단계에서 보정하기 어렵다.

안전도 이 순서 안에 들어 있다. 칼과 이송 롤 사이는 손이 끼일 수 있는 자리여서, 산업안전보건법이 요구하는 끼임 방지 조치가 도면에 먼저 반영되어야 한다. 덮개를 달고 나서 정비 접근성을 고민하는 순서로는 늦다. 정비 동선을 먼저 그리고 덮개를 맞춘다. 이 부분에서 필자는 설계 변경을 한 번도 허용하지 않는 쪽으로 일한다. 한 번 어긋난 안전 구조는 현장에서 고치기가 가장 어렵다.

가공성도 같은 자리에서 따진다. 절단부 프레임은 정밀하게 갈아야 하는 면과 거칠게 두어도 되는 면을 구분해 도면에 적는다. 모든 면에 같은 정밀도를 요구하면 가공 시간과 비용만 늘고 성능은 늘지 않는다. 기준면을 한 번의 세팅에서 가공해 두는 것이 조립 후 공차를 잡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오해

배터리 장비 수요는 전기차 공장에서만 나온다.

사실

이번 보도의 장비는 방산·항공우주 등 특수 목적 전지용이다. 엠플러스도 전기차·ESS10 중심에서 고객군을 넓혔다고 밝혔다.

전지 뉴스 대부분이 전기차 판매와 공장 증설을 다루다 보니 이런 인상이 생긴다. 이번 건처럼 용도가 다른 전지도 같은 노칭·스태킹 공정을 거친다. 다만 수량과 금액은 보도에 나오지 않아 시장 규모로 읽을 수는 없다.

장비 수주 뉴스는 세 칸으로 나누어 읽으면 편하다. 어떤 공정의 장비인지, 어떤 전지 형태인지, 누가 어떤 용도로 쓰는지다. 이번 보도는 세 칸이 모두 채워져 있다. 반대로 계약 금액과 납품 시기는 비어 있다. 비어 있는 칸을 짐작으로 채우지 않는 것이 뉴스를 읽는 기본이다. 이 글도 보도에 없는 수치는 쓰지 않았다.

취업을 준비한다면 이 두 장비는 설비 기구설계 직무의 전형적인 대상이다. 필자의 일은 설계, 제작, 공장 인수시험(FAT)8이 돌아가는 사이클이고, 설계 단계에서 AutoCAD와 Autodesk Inventor 같은 도구를 쓴다. 이송부와 절단부를 어떻게 나누어 그리는지가 직무의 큰 부분이다. 공정 지식이 있으면 면접에서도 앞 공정에서 무엇을 받아 뒤 공정에 무엇을 넘기는지 답하게 된다. 위 표처럼 장비마다 받는 것과 내보내는 것을 적어 두는 연습이 쓸모가 있다.

전지에 처음 관심을 가졌다면 각형이라는 말만 기억해도 된다. 전기차용 파우치9형과 달리 단단한 금속 케이스에 들어가는 형태이고, 이번 보도의 전지가 그쪽이다. 케이스 모양이 다르면 속에 쌓는 판의 크기와 쌓는 방식도 달라진다. 휴대 기기에 들어가는 얇은 전지도 속은 같은 원리로 판을 쌓거나 말아서 만든다고 알아 두면 충분하다.

산업 구조가 궁금한 사람에게는 용어 하나가 도움이 된다. 장비 회사는 전지 회사의 투자 계획에 따라 주문을 받는 사업이다. 이 글은 특정 종목에 대한 의견을 담지 않는다.

엔지니어를 위한 한 걸음 더

스태킹 정렬 허용 오차와 노칭 절단면 기준은 셀 설계와 고객 사양에 따라 정해진다. 이번 건의 수치는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설계에 반영하기 전에 사양서와 현장 계측으로 재확인이 필요하다.

이송부 설계에서는 띠 폭 방향 위치를 잡는 가이드 방식과 절단 직전의 지지 방식을 먼저 정한다. 가공성 측면에서 가이드 롤 베어링 자리는 한 번에 가공해 동축을 맞추는 구성이 낫다. 대안으로 분할 구성도 있으나 조립 편차가 늘어 채택하지 않는다.

  • 노칭은 띠를 탭이 달린 판으로 자르는 일이고, 스태킹은 그 판을 분리막과 번갈아 쌓는 일이다.
  • 띠를 다루는 공정과 낱장을 다루는 공정의 경계가 노칭이다.
  • 전지 장비 수요처는 전기차에서 특수 목적 전지로도 넓어지고 있다.

쌓인 판은 케이스에 들어간 뒤 전해액을 만난다. 노칭·스태킹은 그 뒤 공정 전체의 출발점이다. 판이 가지런해야 전해액도 고르게 스며든다는 점만 기억해 두면 된다. 이 두 장비를 한 쌍으로 이해하면 조립 공정의 앞부분이 한눈에 정리된다.

용어 풀이

  1. 전극(Electrode): 전지 안에서 전기를 저장하고 내놓는 판. 얇은 금속박 위에 가루 재료를 바른 띠로 만든다. ↩
  2. 분리막(Separator): 양극과 음극이 직접 닿지 않게 막으면서 이온은 통과시키는 얇은 막. ↩
  3. 각형(Prismatic): 네모난 금속 케이스에 전극 묶음을 넣는 전지 형태. ↩
  4. 탭(Tab): 전극판에서 전기를 밖으로 꺼내는 길로 쓰려고 한쪽에 남겨 둔 돌출부. ↩
  5. CAPEX/OPEX: 설비를 사고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CAPEX)과 설비를 돌리며 계속 드는 비용(OPEX). ↩
  6. 롤투롤(Roll-to-Roll): 롤에 감긴 긴 띠를 풀면서 가공하고 다시 감는 방식. ↩
  7. 슬리터(Slitter): 넓은 전극 롤을 필요한 폭으로 길게 나누어 자르는 설비. ↩
  8. FAT(Factory Acceptance Test): 설비를 고객 공장에 보내기 전에 제작 현장에서 하는 인수 시험. ↩
  9. 파우치(Pouch): 얇은 알루미늄 필름 주머니에 전극 묶음을 넣는 부드러운 전지 형태. ↩
  10. ESS(Energy Storage System): 전기를 모아 두었다가 필요할 때 내보내는 에너지 저장 장치. ↩

출처

  1. 뉴스핌, 「엠플러스, 유럽 배터리 기업에 각형 장비 공급」, 2026-10-06,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1006000386
Boltenertec

2005년부터 이차전지 R2R 설비(롤프레스·슬리터·코터·와인더)를 설계해 온 기구설계 엔지니어의 기록이다.

자료 조사와 문장 정리에 AI 도구를 쓴다. 설계 관점과 경험은 필자의 것이다.

이 글은 산업·기술 이해를 돕기 위한 정보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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